HOME > 상담센터 > 상담게시판
 
작성일 : 12-06-01 16:52
가정은 행복의 원천
 글쓴이 : 한별
조회 : 6,128  
신록이 눈부시게 싱그럽고 온갖 꽃들이 찬란히 향기 내뿜으니 새들도 마냥 즐겁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오월이건만 신록도 꽃도 새들의 지저귐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시름과 근심에 싸인 분들, 화를 삭히지 못하고 원망에 갇혀버린 분들, 오직 성적에 목매는 학생들, 인기에 전전긍긍하는 연예인들, 중상모략과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는 분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렇게 힘들어 하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 원천을 거슬러 올라면 가정을 만나게 됩니다. 가정은 행복의 원천이자 불행의 뿌리이기도 하다. 부모와 불편하고, 배우자와 불편한데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하려 해도 인정해주지 않고 칭찬보다 야단과 비난을 받는다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기대와 바램으로 상대를 늘 바라본다면 상대방은 늘 못 미치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외로움에 눈물지어온 아이는 폭력적으로 되거나 우울하고 자신감 부족한 사람으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내려 합니다. 강압적으로라도 탈취하여 불만의 상태를 역전시키려 해봅니다. 자신이 받은 대로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파괴적이고 잔인한 행동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가정 파탄이 그러하고 학교 폭력이 그러하고 납치 강간 살해가 그러합니다. 국가와 국가, 종교와 종교, 정당과 정당, 집단과 집단, 지역과 지역, 계파와 계파간의 분쟁도 같은 맥락입니다.
 삶은 관계의 연속입니다. 수많은 관계 가운데 처음으로 맺는 부모님과의 관계는 특히 중요합니다. 부모님과의 관계가 불만족스러웠다면 훗날 그 불만족이 그대로 삶의 다른 분야로 전달됩니다. 부모님에  대해 매우 감사함을 느꼈다면 그 감사함 또한 삶의 다른 분야로 그대로 전달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 모든 관계는 어렸을 적 우리가 부모와 맺었던 관계의 복사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우 아름답고 유능하고 친절한 어떤 젊은 여성은 자신의 삶에 매우 불만족스러워 했습니다. 그녀는 어떤 남자와도 대부분 두어 달 길어야 여섯 달이 채 안되어 관계가 끝이 났습니다. 그녀는 유년시절 그녀의 어머니가 화와 짜증을 자주 내었고 아이는 그녀의 어머니 때문에 화와 짜증이 났고 그녀의 일생 내내 그 분노를 안고 살아왔습니다. 무의식에 쌓인 부정적 에너지는 그녀가 자기 파괴적인 패턴을 반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상대방을 상처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식 수준에서 아무리 안하려 해보지만 번번히 자신의 감정 제어에 실패하곤 하였습니다. 2-3 개월에 한 번씩 그녀가 보이는 분노 폭발에 남자들은 기겁하고 떠나 가버렸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치유되면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편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모와의 관계가 치유가 되었을 때 사람들은 다시금 성장하게 되고, 또한 그들이 예전에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장애물들이 없어지는 것을 봅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성찰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라면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그 때 아이 심정에서 돌아보고 경험하여야 합니다. 그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억압해버렸거나 부정하여 왔거나 회피했던 문제들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의 대화가 안 된다는 학생들, 배우자와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분들을 보면 온전한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입만 벌리면 잔소리요, 비난 일색이라면 마음 상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소리치고 고함치는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갑자기 부드러워질 수는 없습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개인 상담과 부부상담 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지도 않고 폭력적이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불편한 기분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대화기술을 갖추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허용되고 수용되는 분위기와 억압과 규제로 일관된 분위기 중 어느 쪽이 치유와 교육 효과를 낼까요?‘ ~하지말라’ ‘~해라’의 일방적 지시나 금지가 가장 비효율적입니다. 권유나 제안이 보다 나은 방법이고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실천하게 한다면 가장 좋은 교육일 것입니다. 아이가 처음부터 걸을 수 없어 넘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하여도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너는 할 수 있어 하며 믿고 기다려 주는 여유와 사랑이 진정한 교육이지요. 한 인간으로 존중해준다는 것은 자존감을 드높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안고 있는 상처를 자각하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좋은 부모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밝은 사회를 꽃피울 것입니다.
 
                                                                                                최훈동(서울의대 겸임교수/한별정신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