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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07 11:54
마음치료법
 글쓴이 : 한별
조회 : 5,015  
마음의 문제를 치료하는 방법


정신치료는 환자의 고통스런 심리적 문제를  치료자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치료 방법으로 일반 상담과는 다르다. 카운슬링이나 상담은 인생에 대한 조언이나 위로, 격려, 전문 지식을 알려주거나 경험인에게 다른 시각을 배우는 수직적 관계이다. 반면 정신치료는 치료자가 환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표현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서 환자의 신뢰감을 높인다. 환자가 지지받고 인정받는 느낌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깨달아가고 교정된 정서 체험울 통해 현실에서 반복되는 행동 문제를 시정해 나감으로써 왜곡된 성격구조와 대인 관계를 수정해나가는 수평적 관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신뢰를 쌓지 못하면 깊은 속내를 내놓기가 어렵다. 환자가 생각나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가감하거나 은폐하거나 치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정신치료의 제1원칙이다.
어린 시절 경험한 기억들은 자라면서 잊혀지지만 공중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무의식에 저장되어 성장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어느 순간 꿈 등을 통하여 의식세계로 떠오르기도 한다. 무의식의 내용은 정신병이나 신경증을 정신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유 연상이나 연상의 증폭을 통하여 의식세계로 떠오르는데,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면을 통해 드러난 무의식의 내용도 일단 의식계에 잠깐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정신치료를 통해 자신의 주체적 힘으로 떠올려 깨달은 경우에는 그 변화가 항구적이고 지속적이다. 프로이드가 처음에 최면치료를 하다가 중단하고 분석치료를 시작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신치료는 환자의 능력을 방해했던 장애들을 제거하고 환자가 왜곡된 자기로부터 진정한 자기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몇 마디 훌륭한 말을 나누어 순식간에 문제를 해결하여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성장과정에서 입은 정서적 상처와 왜곡된 행동반응들을 수정하고 환자 스스로 깨달아가야 하므로 개인마다 다르지만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의미에선 새롭게 인격구조를 재구성하는 것이고 새롭게 재교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치료는 환자 상태와 수준에 따라 지지적 정신치료와 분석적 정신치료로 나누는데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 방법은 아니다. 정신치료를 하려면 환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춰야한다.

▪우선 치료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치료동맹이라고 하는데 환자의 합리적인 자아가 치료자의 자아와 함께 치료작업을위해 손을 잡고 치료 동맹을 맺을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자아가 치료과정에서 부딪히는 여러 갈등과 장애를 견딜 만큼튼튼해야 한다.
▪환자가 환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를 통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환자가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외향적인 환자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살펴보려 하지 않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극단적으로 강박적인 환자에게도 적합하지않다. 자신의 내부를 보기만 하고 공상만 하여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없으므로 그때는 인지행동치료가 더 적합하다.
▪환자는 치료과정에서 얻은 이해와 통찰을 효과적으로 현실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높은 지적 수준이 요구된다. 자신 보다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과 주변 환경을 고치는 데 관심이 높은 사람은 곤란하다.

정신치료와 심리분석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격발달과정을 소상히 알아야 하고 자라온 과정에서 어느 단계에 정서적 문제가 있었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치료자는 인격발달과정에 대해서 임신 출산부터 5~6세까지의 과정을 분석적(역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분석적 정신치료는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세계로 끌어내어 풀어가는 과정이다. 정신치료는 치료자와 환자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주로 환자가 말하고 치료자는 듣는 편인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저항에 부딪히고 애증이 교차한다. 치료자와의 전이관계를 이용하여 어린 시절 잘못된 관계에서 생긴 환자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치료자는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는데 너무 가까워서도 안되고 너무 멀어서도 안된다.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가치관으로부터 중립적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이 말은 환자를 차별하거나 환자에게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뜻이지 목석 같이 냉정하게 대하라는 뜻은 아니다. 진정으로 환자를 이해하고 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예민한 감수성을 요하고 환자의 욕구를 절제할 수 있는 훈련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젊은 치료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환자를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으로 이끌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는 부모가 자기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것과 같아서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막게 된다.
분석적 정신치료에서 치료자는 자신을 잘 성찰할 수 있어야 하고 안내자의 역할에 머물러야 하며 환자의 능력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중립적이라는 말에는 절제와 익명성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
환자가 욕구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하듯이 치료자는 환자의 전이 욕구를 절제시켜 충족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족시켜주지 않은 전이 욕구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내면을 잘 관찰할 수 있다. 욕구가 충족되면 고통과 불안이 사라지는 대신 치료가 진행되지 못한다. 따라서 치료자는 환자를 쉽게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려는 유혹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시적 호전 외에는 효율적인 인격 성숙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치료자는 가능한 익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익명성이란 환자가 궁금해하는 치료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이다. 치료자를 잘 몰라야 대상을 투사하기 쉬워져서 전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자라면서 맺은 대상관계(주로 부모)를 내재화하였다가 성인이 되어서도 그 관계 방식을 되풀이한다. 따라서 현재 삶에서 대인관계의 문제나 갈등은 어린 시절의 관계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정신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치료자에게 느끼는 전이감정이 바로 이 어린 시절 내재화된 대상관계와 현재 치료상황에서 드러난다. 그것이 현재 삶 속에서 반복되는 문제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가면서 치료는 무르익게 된다.


인지행동치료

대부분의 공포증이나 우울증에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채택되는 인지행동치료도 넓은 의미에서는 정신치료의 하나이다. 그러나 정신치료와 다른 점은 과거의 자라온 과정이나 감정적 상처 등을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지금 현재’와 ‘바로 여기’를 강조하고, 왜곡된 생각을 분석하여 잘못된 인지구조를 합리적인 인식으로 대치시킨 후 신경증적 행동을 수정시킨다.
예를 들면 전철을 타면 숨이 막힐 것 같고 얼굴이 붉어지는 적면공포와 협소공포증 환자의 경우, 정신치료에서는 환자가 자라온 배경에 엄한 부모와 경쟁 대상으로서 우수한 형이 있고, 환자는 대학에 실패하여 재수를 하고 있는 좌절 상황이 발병의 심리적 조건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또 환자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하여 이러한 갈등 상황을 심리적으로 이해하고, 실패해도 야단맞지 않는 치유 경험을 거듭하면서 감정적 상처를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달리 인지치료는 환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일련의 생각들을 분석한다. ‘전철을 탄다→사람들이 쳐다본다→그들이 나를 무시하고 비난한다→창피하다→숨고 싶다→답답하고 숨이 불편하다→얼굴이 붉어져서 시선을 둘 데가 없다→전철에서 내리고 싶다→이런 상황이 의식된다→ 증상은 증폭되고 두려워진다’는 인지의 과정을 환자와 함께 분석해낼 수 있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일련의 반응을 살펴보고 하나하나 합리적인 사고인지를 검토한다. ‘전철을 탄다→사람들이 쳐다본다’에서 과연 모든 사람들이 나만을 쳐다보는지, ‘사람들이 쳐다본다→무시하고 비난한다’에서 그들이 쳐다보는 것이 무시하는 것인지 등을 환자와 함께 검증하여 환자가 주관적으로 왜곡시킨 부분을 바로잡아주는 과정이 인지치료이다. 행동치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고 답답한 증상 때문에 그 자리를 피하려는 생각을 중지시키고, 불안을 견뎌내게 하는 행동 숙제를 주어 전철을 못타는 행동을 수정시킨다.
이러한 인지행동치료도 정신치료적 소양을 충분히 갖춘 전문가에 의해 환자의 심리적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여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지치료는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사고와 행동 반응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도록 훈련시키는데 환자가 반응과정에서 어떤 판단이나 해석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각하는 훈련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성급한 해석과 행동적 강요는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인지치료는 명상 수련과 그 원리가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만 목표가 다를 뿐이다. 앞으로 명상치료라는 우월한 치료 장르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상과 정신치료

명상은 동양에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마음 다스리는 수행법이다. 명상은 몸과 마음의 순간순간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이다. 어떤 사념이나 욕망에 끌리지 않고 그 생각들을 지우려 하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바라보게 한다. 마치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객관적으로 관찰만 하고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단지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 요체다.
처음에는 집중이 어려우므로 자신의 호흡을 주시하게 하는데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을 예민하게 느끼도록 훈련한다. 몸을 움직이면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도록 한다. 어떻게 생각이 떠오르고 어떻게 생각이 사라지는지를 관찰하고 어떻게 감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고 다만 현재 여기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명상을 하면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모든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불안과 근심, 분노와 성욕 등 감관적인 욕구 등으로부터 해방되어 마음의 평정을 얻게 되며 수련이 보다 진전되면 대상과 둘이 아닌 상태를 체험하여 지극히 자애로워지고 지혜로워진다고 한다.
정신치료는 한마디로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무의식적인 것은 어떤 충동, 감정, 욕망 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각하고 있지 못하는 욕망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음으로써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되는데 정신치료는 그러한 요소들을 자신 안에서 통찰하여 자각하고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신치료 장면에서 환자는 떠오르는 모든 상념이나 감정들을 조금도 숨기거나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꿈도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자는 또한 솔직하고 진지한 자세로 환자의 연상을 촉진시켜 환자 스스로 자신의 내적 갈등의 상징적 의미를 깨닫도록 해석을 통하여 도와준다. 정신치료의 한 종류인 인지치료는 조금 더 적극적이어서 환자가 자신도 모르게 왜곡시킨 인지내용을 분석하여 건강한 생각으로 수정하도록 만든다.
인간은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이나 정서적 상처 등에 의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하여 인지하고 있다. 명상이나 정신치료는 왜곡시킨 인지 상태를 본래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돌려 놓고 무의식적으로 구속받는 마음을 자유롭고 평안하게 만든다. 다만 정신치료는 병적인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고 나아가 더욱 성숙한 인격으로 고양시키는 데 목적이 있고, 명상은 건강한 사람이 수련을 통하여 온전한 자기 실현을 통하여 성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동양의 명상에서 자신의 모든 행동과 심리 상태를 집중하여 성찰하도록 하는 것은 마침내 의식의 차원을 넘어 미세의식으로 들어가 주관과 객관이 사라지는 삼매의 상태로 이르게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꿈을 꿔도 꿈에 함몰되지 않고 꿈과 분리되어 조용히 관찰만 하는 상태로 이것을 관찰몽이라 한다. 꿈의 내용에 동요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조용히 관찰하며 내면적인 평온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관찰만 점점 넓어져 꿈의 감각적인 느낌들이 사라지고 광대무변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 광대무변함은, 의식의 빛과 같다 하였다. 명상수행자들이 신체의 내장기관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듯이 수면도 관찰하고 통제하는 수련을 한다는 사실은 서양 정신의학이 앞으로 더 나아가야 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